본문 바로가기
미국시사&정세

미국의 투명 백팩 - 패션과 의무, 안전과 감시 그 사이 어딘가

by 저널리 official 2022. 7. 21.
반응형

안녕하세요, 영어신문으로 영어 공부하기! 저널리입니다.

투명 백팩을 매고 등교중인 학생들

 

여러분들은 위 사진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무언가 특이한 점이 느껴지시나요?

 

사진에서 학생들이 메고 있는 투명한 비닐 가방이 유독 눈에 띄는데요, 비닐로 만든 것 같은 저 투명 가방은 국내에서는 그 특유의 시원한 느낌 때문인지 여름 가방이나 비치백으로 판매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패셔너블하다는 느낌도 주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투명 백팩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18일,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의 한 학군은 2022년 9월 학기부터(미국은 9월부터 1학기가 시작된다) 이 투명 백팩을 의무화 하며, 사실상 공립학교를 진학하는 달라스의 모든 학생들은 투명 백팩 이외 다른 백팩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투명 백팩은 무엇이고, 왜 최근 달라스에서는 이를 의무화한 것일까요? 

 

사실 학교에서 투명백팩을 의무화하는 것은 미국에서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총기난사 사건으로 손꼽히는 1999년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도 미국의 일부 학교들에서는 이런 투명 백팩을 의무화 하였고, 이후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 주의 공립학교, 특히 대도시 시내 근처에 위치한 공립학교에서 투명 백팩을 의무화해왔습니다.

콜롬바인 공립 고등학고

 

사건의 발단은 이러합니다. 콜럼바인 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997년 12월, 켄터키 주 웨스트 파두카 (West Paducah) 의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4세 마이클 카닐은 그의 학교에서 자신의 백팩에서 권총을 꺼낸 뒤 총기를 학생들에게 난사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3명의 학생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 때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은 학교의 안전을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고, 여기서 처음 투명백팩의 의무화가 거론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소지품을 굳이 가방을 열어 검사할 필요 없이 한눈에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2022년 5월 25일, 텍사스주 유발디 시의 롭 초등학교에서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후, 텍사스 달라스주에서 이 투명 백팩을 의무화한 것입니다. 

소지품 검사를 진행중인 미국 Polk County 소재의 공립 고등학교(FL), The Ledger, 2018

많은 브랜드들에서는 투명 백팩이 의무화가 되자 자신들의 투명백팩을 ‘쿨하고 멋진’ 패션 아이템으로 마케팅하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파손되기 쉬운 재질과 마치 ‘비치볼 같은’ 냄새는 아무리 포장해보려 해도 학생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투명 백팩은 학생들에 의한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때마다 꾸준히 해결책으로 거론되어 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언뜻 보기에는 학생들의 소지품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이 같은 방법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다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을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에서 이러한 사생활 침해는 용납할 수 없다는 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처방 받은 약이나, 여성용품과 같은 물건들을 모두가 볼 수 있는 투명백팩에 넣고 다니라고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꽤나 어려운 규칙입니다.

 

이에 더불어 학교에서 벌어지는 총기난사 사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집단 따돌림 및 괴롭힘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미 충분히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의 소지품까지 공개를 해버린다는 것은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저 패션 아이템 정도로 여겨지는 투명 백팩.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최신 해외 뉴스를 손쉽고 빠르게 받아보고, 전문가의 해석본으로 공부까지 함께 하고 싶다면 !

하단의 카카오채널 혹은 이메일로 망설이지말고 문의  주세요=)

 

[저널리 카카오 채널]

 

저널리-영어신문과 함께하는 영어공부

영어의 이해를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 영어신문의 번역본을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저널리 입니다.

pf.kakao.com

 

영어 신문으로 영어 공부하기! Journally

Edited by 제이프로

 

영어 신문 해석본 구독문의: journallyofficial@gmail.com

 

반응형

댓글